같은 사물을 보거나 같은 말을 듣더라도 사람에 따라 혹은 집단에 따라 서로 다른 것으로 보고 듣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보통 골뱅이라고 쓰고 있는 @는 이메일 주소에 쓰이는 at를 형상화한 글자이다.

17일자 AP통신은 @를 대만에서는 생쥐, 헝가리에서는 작은 벌레, 그리스에서는 새끼 오리, 슬로베니아에서는 원숭이 꼬리, 스웨덴에서는 코끼리 코, 네덜랜드에서는 원숭이 고환, 세르비아에서는 원숭이, 체코에서는 청어를 말아 만든 피클, 이스라엘에서는 과자의 일종인 스트루텔, 아랍권에서는 귀를 의미하는 말로 주로 쓴다고 보도하였다.

뭔가를 둘둘 말아 놓은 모습에서 개개의 취향이나 그 나라의 문화적 성격에 따라 이렇게 쉽게 느껴서 부르는 모양이다.

자아字我가 이 글을 쓰는 이유가 있다.

이름을 지을 때에 여러가지 작명학적인 조건을 잘 맞추어 지은 이름 중에는 쓰인 글자가 보기에 따라서 좋은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 왠지 껄끄러운 모습으로 보이는 글자도 있고, 좋은 뜻으로 연상되어지기도 하고 왠지 껄끄러운 뜻으로 연상되어지는 글자도 있다.

이럴 때에 판단의 기준은 우선 작명가에게 있겠지만 그 글자를 바라보는 해당 본인이나 부모의 생각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烱의 왼쪽에 있는 火자를 빼버린 글자(여기에서 이 글자가 지원되지 않아서 이렇게 설명함)도 경'자이며 밝다, 빛나다는 좋은 뜻을 가진 글자인데 이 글자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양 눈썹 끝을 아래로 내리고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라 해도 같은 글자를 가지고 어느 나라에서는 좋은 뜻인데 다른 나라에서는 나쁜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 같은 뜻으로 사용되더라도 그 글자의 형상을 보고 좋은 모습으로 혹은 나쁜 모습으로 서로 다르게 느끼고 읽을수도 있다.

실제로 자아字我가 이름에 쓰여지는 글자를 고를 때에 그 형상도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글자를 고르고 있는데 오늘 신문에서 @에 대한 기사를 보고나서 생각 난 김에 몇자 적어 보았다.

만약에 이름자에 @를 써야 할 경우가 있다면 이스라엘에서는 기꺼이 쓸수 있는 글자이지만 네덜랜드에서는 쓰고 싶지 않는 글자일 것이다.

자아字我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