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삶은 苦海라고 합니다.

생노병사는 그 자체가 근심, 걱정, 슬픔, 괴로움이며, 싫어하는 것과 만나는 것, 좋아하는 것과 헤어지는 것,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 등이 고통이니 온 천지가 고통이라는 말입니다.

살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슬픔과 괴로움은 크게 남아 쌓이고 기쁘거나 즐겁고 좋은 일 들은 쉽게 잊혀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산다는 것 자체가 고통의 바다를 헤엄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은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사람의 삶은 우여곡절이 많아서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이 고해임을 깨달으면 그 순간부터 고해는 사라진다고 합니다.

기준을 고해에 두고 있으면 조금만 좋은 일이 있어도 즐겁고 환희로움이요, 기준을 즐거움에 두고 있으면 조금만 부족해도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자아字我는 이 곳에서 이러한 고해를 말하고져 함이 아닙니다.

삶이 고해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개개인 모두에게 고해라는 말입니다.

즉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가 자기 한 몸 살아가기도 결코 쉽지 않은 고해라는 뜻입니다.

어께의 짐이 무거워서,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뜻을 펴기가 어려워서, 어떤 사정이 있어서 등등 사정은 서로 달라도 자신의 짐 만으로도 힘들고 버겁다는 뜻이며, 이토록 힘든 바다인 세상을 헤쳐나가야 비로소 한 삶을 마칠 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내 짐 만으로도 버겁고 힘든데 남의 짐까지 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에 지게 되는 남의 짐이란 것이 두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한가지는 어떤 사람이 열심히 살다가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의 짐을 나누어 지게 되는 경우입니다.

아주 열심히 살던 가족 중에 어떤 사람이 갑자기 큰 병에 걸렸는데 병원비가 없어서 치료도 못하게 되는 경우에 이를 본 또 다른 가족이 짐을 나누어 지는 경우입니다.

사정이 이렇다고 해도 고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것이라면 남의 짐이 더하여진다는 것은 나의 고통이 가중되는 일입니다.

다른 한가지는 열심히 살기는 커녕 말썽만 피우고 자기 삶을 지탱하지도 못하면서 툭하면 사고를 쳐서 그 짐을 부모형제나 가까운 가족에게 지우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참으로 난감한 일입니다.

자기 어께의 짐 만으로도 버거워 죽겠는데 원치않는 남의 짐까지 졸지에 지게 되었으니 그 심정을 어찌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앞의 짐에 비하여 훨씬 무겁고 고통스럽게 하는 짐이라 하겠습니다.

사람의 삶 자체가 누구누구 할 것 없이 고통의 바다라는 것을 알게 되면 나의 짐을 남에게 넘긴다는 것이 참으로 염치없는 일임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각자 자기의 짐만으로도 무겁고 버거운데 나의 짐까지 덤으로 지게 하였으니 그가 얼마나 더 힘들어 할까를 알게 됩니다.

내가 열심히 살다가 할수없이 어려운 일에 처하여 이를 불쌍히 여긴 가족이나 이웃이 나의 짐을 나누어 져 준다면 이 또한 참으로 고마운 일인 것도 알게 됩니다.

내가 말썽만 피우고 툭하면 사고를 쳐서 그 짐을 가족이나 이웃에게 넘겨 주었다면 이것이 얼마나 더 큰 잘못인가도 알게 됩니다.

사람의 삶은 고해입니다.

나에게 고해이고 남에게는 고해가 아닌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도 고해이고 남에게도 고해입니다.

나의 짐을 내가 지고 가기에도 벅차듯이 남도 그의 짐을 지고 가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열심히 살다가 무엇이 잘못 되어 할수 없이 나누어 지게 되는 짐이야 어쩔수 없는 일이라 하겠지만 일부러 지우지 않아도 될 짐까지 넘겨 주는 것은 나쁜 일입니다.

부부간에 가족간에 이웃간에 모두가 그러합니다.

짐은 나눌수록 가볍다는 말은 나누어 지려는 나의 마음이지 짐을 넘겨주는 그대의 마음이어서는 않되는 것입니다.

자아字我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