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에서 20여년 가까이 살다가 얼마 전에 다른 집으로 이사를 했다.

우리 집 위 층에는 두세살 정도 되는 여자 아기가 있다.

나는 요즘 이 아기 때문에 즐겁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 녀석이 벌써 일어나서 콩콩콩콩 하며 뛰어 다닌다.

고 놈 뛰어다니는 소리가 참 좋다.

저녁에 퇴근해도 역시 콩콩콩콩 소리가 들린다.

저녁먹고 한참이 지나서 밤 10시가 되어도 계속 콩콩콩콩 뛰어 다닌다.

고 놈 뛰어다니는 소리는 조용한 아파트에 생기가 된다.

어쩌다가 요 놈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걱정스럽다.

고 놈이 아픈가, 어디를 갔나 괜한 걱정을 한다.

그러다가 콩콩콩콩 소리가 들리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

은근히 콩콩콩콩 소리를 기다리는 내가 되었다.

내가 그러니 아내도 따라 그런가 보다.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아기를 안고 젊은 부부가 서 있다.

-아래 층에 사셔요?

-네 그렇습니다.

-우리 아기가 시끄럽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아! 위 층에 사시는군요. 괜찮아요. 고 놈 참 예쁘게 생겼네요.

-조심한다고 해도 워낙 아기가 천방지축이라..... 아무튼 죄송합니다.

나는 오늘 기분이 참 좋다. 무슨 좋은 일이 펑펑 터질 것 같다.

오래 전에 우리 자식 놈 어렷을 때

아랫 층에 사는 사람이 올라와서 시끄러워 못 살겠다면서 ‘자식 그렇게 키우지 마세요’  하고 내려 간 적이 있다.

그 자식이 잘 자라서 지금은 제 몫을 하고 있다.

살림을 때려 부수는 소리가 아니라면

그저 아기가 뛰어다니는 소리 정도는 귀엽고 예쁘게 들을 줄 아는 귀였으면 좋겠다.

지금도 윗집에서 콩콩콩콩 소리가 들린다.

자아字我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