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달아 

지금 뭐 하는거냐?

너희들이 선거가 뭔지는 아니?

누구를 찍고

어느 당 후보를 찍고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잖니.

네 마음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욱 좋고

어느 정도라도 같은 사람이 있으면 그 다음이고

눈 크게 뜨고 찾아봐도

너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예 없으면

너와 생각이 다른 정도를 꼼꼼히 살펴서라도

너를 대표하는 사람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니?

중우정치를 염려하기도 하지만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란 말도 있지않니?

근래 몇 차례의 선거에서 네 또래의 투표율이 40%를 넘긴 적도 없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냐 말이다.

열심히 살펴보고 찍어도

나중에 보면 그놈이 그놈이더라는 말은

나같은 나이 쯤은 되어야 입에 담을 수 있는 말이지

이제야 투표를 막 시작한 사람이

무엇 때문에 투표장에 가지 않는단 말이냐?

잠을 잤느냐

놀러 갔느냐

도대체 그 시간에 무엇을 하였느냐?

투표를 보이콧하는 것도 참여의 수단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선거는 그런 것도 아니잖니.

거기 그렇게 서 있는 너희들 중에

10명 중 7명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나는 그저 답답하기만 하구나

꿈과 희망이 없느냐?

세상 살기가 그렇게 힘들더냐?

이것 저것 다 귀찮더냐?

게을러 터져서 움직이기가 싫더냐?

아예 골치아픈 생각 자체가 싫으냐?

잘못 선택했다는 부담이 싫어서 그러냐?

놀러 가는 것이 투표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했더냐?

너희들의 속 깊은 생각을 내가 모르고 이렇게 떠들고 있느냐?

에이!

나는 너희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라의 앞날에 더 큰 희망이 없는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구나.

선달아

사람마다 생각이 다 같은 것은 아니란다.

특히 선거라는 것은

이런 말 하는 사람도 있고

저런 말 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나는 이 사람을 선택하고

너는 저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단다.

내가 선택한 사람이 당선되기도 하고

네가 선택한 사람이 당선되기도 한단다.

내가 선택한 사람이 나의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것도 아니고

네가 선택한 사람이 너를 전부 대신하는 것도 아니란다.

내가 너하고 다른 선택을 했다고 나를 나쁜 놈 취급하고

네가 나하고 다른 선택을 했다고 너를 몹쓸 놈 취급해서야 되겠니?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하나도 없구나.

그저 너의 기준으로

네 마음 속에 정한 사람을

콕하고 찍어주기만 하면

네가 한 일은 아주 잘한 일이 되는 것이란다.

선달아

투표장에 나가서

콕하고 도장 한번 찍어주는 일이 그렇게도 힘이 들더냐?

힘이 들더라도

이제부터는 투표하는 습관을 들여보려므나.

그것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일이란 걸

나중에 나중에는 알게 될게다.

字我자아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