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또다시 가을 문턱이다.

우리는 흔히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한다.

여기서 왜 하필이면 가을을 말이 살 찌는 계절이라 하였는가가 궁금하다.

소-돼지-개-고양이- 등 얼마든지 많은 동물 중에 모든 것이 풍성한 가을을 맞았으니 살찌지 않을 것이 없을텐데 왜 하필이면 말이냐는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말을 이 말의 어원보다는 음양오행의 흐름을 좇아 풀어본다.

이것을 설명하기 전에 이 때의 말이 그저 馬(말)인지 12지지의 午(말)인지를 구별하여야 한다.

자아字我는 12지지의 午(말)이라고 본다.

오행으로 火인 午(말)는 陽中陽인데 여름 또한 陽中陽이니 여름(火)을 만난 午(말)는 강하기로는 엄청 강하지만 음양이 조화롭지를 못하여 대단히 불안정하다. 마음이 불안정하니 여름의 午(말)가 살이 찔 수 없다.

봄(木)도 陽中陰의 계절이니 봄을 만난 午(말)도 陽으로 치우쳐서 그 정도만 다를 뿐 음양이 조화롭지 못한 것은 매일반이다.

이러한 午(말)가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계절은 陰의 계절인 가을(金)이나 겨울(水) 뿐이다.

가을은 오행으로 金이며 陰中陽이고, 겨울은 水이며 陰中陰이다.

火인 午(말)가 가을(金)을 만났을 때와 겨울(水)를 만났을 때는 어떻게 다른가?

午(말)에게는 두 계절 모두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짝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가을(金)은 午(말)가 음양의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면서도 상대의 부담으로부터 자유롭고, 겨울(水)은 午(말)가 음양의 조화는 이룰 수 있지만 상대의 부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차이가 있다.

즉 가을은 火剋金으로 午(말)가 음양의 조화도 이루고 자기 힘으로 상대도 제압하면서 살게 되니 마음이 편하고 걱정거리가 없어 살이 오르게 되고,

겨울은 水剋火가 되어 午(말)가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짝을 만나서 좋기는 한데 상대가 나보다 강하여 상대의 눈치를 보고 기를 펴지 못하고 살게 되니 가을만 못하게 된다.

따라서 4계절 중에 午(말)의 입장에서 보면 金의 계절인 가을은 음양이 조화롭고 오행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가장 좋은 계절이다.

결론적으로 말은 강한 陽의 동물이며 火인데 같은 陽의 계절인 봄-여름은 음양이 조화롭지 못해서 배우자를 구하지 못한 꼴이고,

陰의 계절인 가을과 겨울 중에서도

겨울은 배우자를 구하기는 했는데 엄처를 만난 격이라 마음이 편치를 않고,

가을은 순하고 착한 배우자를 만나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마음이 편하여 가만히 있어도 살이 찔 수 밖에 없는 모습이 된다.

이 말의 어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음양오행으로 이렇게 풀어놓고 보니까 가을은 말이 살찌는 계절이란 말이 훨씬 더 실감이 난다.

자아字我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