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陽木無根 逢水轉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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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07-09-18
- 조회수 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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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짬을 내어 옥상에 올라가 보았다.
그곳에는 누군가가 무궁화나무 한그루를 버린 것이 있었다.
화분은 흔적도 없고, 주변에 나무나 풀 종류라곤 하나도 없다.
게다가 뿌리에 붙어있는 흙도 거의 떨어져 나가고, 나무 뿌리마져 말라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직은 살아 보겠다고 작고 거친 잎이 파릇하다.
아마도 올 여름엔 간간히 비가 내려주는 바람에 그렇게라도 살수 있었는가 보다.
불쌍하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다.
곧바로 화원에 들러서 아담하고 예쁜 화분을 샀다.
흙도 준비했다.
화분에 예쁘게 심고나서 물도 주고 줄기도 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갔다.
이젠 새 잎이 돋아 나오고 나를 보면 방긋방긋 웃는 것 같기도 하다.
자세히 보니 꽃망울도 보인다.
하나 두울 셋...... 모두해서 18송이가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언제쯤 피려나 기다려 진다.
8월16일 아침에 드디어 한 송이가 환하게 나를 반긴다.
내 사무실 공부방이 갑자기 환해졌다.
그리고 하루에 한두송이씩 쉬지않고 피고 진다.
오늘 드디어 그 마지막 꽃이 떨어졌다.
잎은 아직도 푸르다.
이젠 제법 윤기가 자르르르 흐른다.
의지할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먹을 것도 없다.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
그래도 근기를 가지고 목숨을 이어간다.
그러다가 안정적이고 적당한 양의 물이, 한 줄기 소나기 되어 그렇게 갑자기 찾아 온다.
아니면 예정된 수순에 의한다 할지라도.......
그리고 그 동안 피어 보지 못했던 삶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이 그렇게 맘껏 발산해 본다.
그러나 요란하지 않으며 조용하게....
오늘 내가 심은 무궁화 나무를 보면서 '陽木無根 逢水轉貴(양목 甲이 무근하여 의지할 곳이 없다가도, 물을 만나면 갑자기 귀하게 변한다)'를 느낀다.
물이 너무 많아서 浮木이 되면 곤란하겠지만 말이다.
자아字我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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