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상대적인 관계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은

1.힘의 논리, 즉 지배종속의 관계-한쪽이 다른 한 쪽을 완전히 지배하는 방법

2.화합의 논리, 즉 평등조화의 관계-서로 돕고 의지하며 공존하는 방법

이 있다.

1의 방법은 사회적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지배하는 쪽은 상대적으로 자유를 보장받으나 그 반대편은 보장받지 못한다. 지배하는 쪽 또한 상대를 감시 하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니 바람직하지 않다. 이 때의 삶의 방식은 철저하게 지배자에게 복종하는 삶이어야 한다. 지배자에게 저항하는 삶은 대립이며 그만큼 피곤하다.

상대가 힘을 키워 지배자가 바뀔수도 있으나 힘의 우열이 확실한 상태에서는 안정적일 수 있다.

겉으로는 안정적이나 속으로는 부글거린다

2의 방법은 서로서로 돕는 것이니 사회적인 비용이 적게 든다. 그만큼 나도 좋고 너도 좋다. 이러한 관계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겉으로도 안정적이고 속으로도 안정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가 계속 유지될려면 두 집단 간에 신뢰가 돈독해야 한다.

어떠한 이유로 신뢰에 금이 가면 쉽게 공존의 관계가 깨질 수 있다. 공존의 관계가 깨지면 위 1의 방법이 지배한다.

이를 부부관계와 요즘의 남북관계에 대입 해 본다.

남북관계에서는 ‘햇볕정책’이니 하여 정당간에 위의 두가지 방법에 대하여 견해가 서로 다른 것 같다. 북의 침략이 잦은 요즘에는 위1의 방법이 힘을 얻는 것 같다.

부부관계에서는 여필종부의 시대는 위 1의 방법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요즘의 젊은 부부들의 관계가 위 2와 가깝다고 말할 수 없다. 위 2는 남녀간에 평등하고 각자가 존엄하면서 서로 조화하고 화합해야 하는데 앞의 평등하고 존엄함은 잘들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뒤의 조화하고 화합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갈라져서 이혼하는 부부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남남이 만나서 하나되어 사는 것이 부부다.

함께 살다보면 갈등도 있고 다툴 일도 있다.

갈등도 빨리 풀고 다툰 일도 빨리 화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흔히 보면 손바닥만한 자존심 때문에 먼저 화해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화해 못하고 서로 버티는 사이에 가슴은 피멍이 들기가 쉽다.

자존심이란 것이 참으로 묘해서 부부간에 서로 지켜 줄 때엔 남들 것보다 더욱 크고 소중하지만 버릴 때에는 남들 것 보다 훨씬 작고 하찮은 것이 될 수도 있다.

원만한 부부관계는 위 2의 방법이 옳다.

2방법대로 살면 두 사람 모두 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신뢰가 깨어지든가 한 사람이 힘(근력, 경재력, 배경이나 각종의 힘)을 내세워 상대방을 내리 누르게 되면 1의 방법이 되는데 이렇게 1의 방법으로 사는 부부는 한쪽이 항상 답답함을 느끼며 살게 된다.

흔히 말하는 한 쪽이 ‘죽어 살’면 마음 속에 응어리가 자랄 것이요, 저항이라도 할라치면 가정에 평화가 깨지기 십상이다.

남북관계와 달리 부부는 서로 갈라져서 완전히 남남이 될 수 있는 길이 하나 더 있기는 하지만 갈라지면 이미 부부가 아니니 ‘부부관계’란 말로 설명하는데 하나도 지장이 없다.

부부관계는 애초에 남남이 하나가 된 관계이니 서로 갈라지면 끝일 수도 있겠지만 남북관계는 애초에 하나가 서로 갈라진 것이니 다시 하나가 되어야 끝일 수 있다.

그런데 저렇게 침략이나 일삼는 집단과 무슨 방법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남북관계나 부부관계나 결국 사회적 비용이 적게 드는 2의 방법이 바람직한데 그 바탕이 되는 신뢰가 손상되면 쉽게 깨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힘에 의존하는 1의 방법이 더 강력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연평도 공격을 당한 요즘 상황이 꼭 그렇다.

그러나 1의 방법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며 궁여지책이다.

2의 방법이 좋기는 하지만 상대인 북한이 영 신뢰할 수 없는 대상이니 사회적 비용이 더 필요한 1의 방법을 취함이다.

요즘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자아字我의 마음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으로 착잡하다.

힘든 일이 많겠지만 남이나 북이나 정치하는 사람들이 민족에게 좋은 일을 해 줬으면 좋겠다.

좋은 부부관계를 복원하듯이 화합과 평화의 한반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자아字我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