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깡통이 요란하다는 말은

무엇인가 어중간하게 아는 것을 경계하여 하는 말이다.

깡통을 조금이라도 채워주면 덜 요란하다는 말로 알기 쉽지만

어중간하게 채운 깡통보다야 빈 깡통이 덜 요란하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깡통을 들고 흔들어보면

아예 빈 깡통일 때는 소리가 없다가도

무엇인가를 조금 채우면 소리가 나게 되고

속을 완전히 채우면 소리가 없어지는 것을 알게 된다.

흔들어서 요란하면 속이 다 채워지지 않은 것이고

아무 소리가 없으면 속이 텅 비어있던지 꽉 찬 경우이다.

속이 텅 비어 있으면 흔들어도 아예 소리 낼 것이 없으니 소리가 날리 없고,

속이 꽉 차면 빈틈이 없으니 흔들어도 움직일 수 없어 소리가 나지 않는다.

여기서 흔든다는 것은 그대로 둔다는 말과 같다.

만물은 그대로 있는 것 같지만 스스로 부단히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채우다 말면 빈 곳이 남게되어

채워진 몇 개의 알갱이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부딧쳐서 소리를 내는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면 몰라서 조용하고

잘 알면 할 말이 없어서 조용한데

어중간하게 아는 사람이 말도 많고 소리가 커지는 것과 같다.

물론 깡통을 밖에서 충격을 가해보면

빈 깡통일수록 소리가 더 요란스럽기는 하지만

이것은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응일 뿐이다.

빈 깡통이 요란하다는 말은 자신이 스스로 드러나는 모습을 말함이니

밖에서 충격을 가했을 때의 소리가 더 요란하다는 말과는 다르다.

정치가 설들면 정치가 요란하고

경제가 설들면 경제가 요란하다.

우리네 삶 모두가 이와 같아서

축구를 엇지식으로 아는 사람이 축구를 더 떠들고

배구를 엇지식으로 아는 사람이 배구를 더 떠든다.

선무당이 사람잡고

엇지식자가 지식을 더 말한다.

요란하다는 말은 무엇이 덜 채워졌다는 말일 수 있다.

이 때는 속을 비우던가 완전히 채워주는 것이 이를 진정시키는 방법이다.

저가 그러면 저를 그렇게 하고 내가 그러면 나를 그렇게 해야하지만

저를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나를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쉽다.

어떤 것은 채워서 굳게 흔들림을 막고

어떤 것은 비워서 아예 관심을 끊고 멀리해야 한다지만

우리의 삶은 그저 언제나 어중간하게 채워진 깡통일 뿐이다.

자아字我 적음.